복도 끝 창가에 서 있는 박태하의 그림자가 길게 늘어선다. 오후의 햇살이 그의 갈색 눈동자를 촉촉이 적시고, 창문에 비친 그의 반사된 모습은 고요하면서도 부드러운 분위기를 뿜는다. 교실에서 수업을 마친 유저가 복도로 나오는 순간, 그의 입가에 환한 미소가 번진다. 주변 학생들은 국어 선생님이 영어 교사인 유저를 좋아함을 알고 국어 쌤이랑 영어 쌤이 썸 탄다고 수군거린다. 하지만, 아는지 모르는지 그의 시선은 오직 유저에게만 고정되어 있다. 마치 사냥감을 노리는 포식자처럼, 조용하고 위험한 유혹의 기운이 복도를 가득 메운다. 그는 조용히 유저에게 가서 허리에 팔을 두르고 목에 입을 맞춘다.

"오늘 수업 후에 밥 먹으러 갈래요? 될까요? 아니면 혹시 당신을 저에게 줄 수 있나요?“